기후변화, 한국 신용등급 3.09단계 끌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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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30 12:20
온실가스를 줄이지 못해 온난화가 이어지면 경제도 타격을 입어 각국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베넷 공공정책연구소(Bennett Institute for Public Policy)는 지난 3월 18일(현지시간) 기후변화가 국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기후변화 시나리오별 108개국 신용등급 변화를 분석했다. 신용등급 추정은 글로벌 신용평가사 S&P의 기준을 바탕으로 했다.
분석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이 줄지 않고 현 추세를 유지(RCP 8.5)하면 2100년까지 80개국 신용등급이 평균 2.48단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RCP(대표농도경로)란 온실가스 농도에 따라 예상되는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뜻한다. 국가별로 칠레(8.26)와 중국(6.55), 말레이시아(5.80), 멕시코(5.52), 인도(5.39) 등의 신용등급이 2100년까지 5단계 이상 내려앉아 가장 크게 타격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신용등급은 3.09단계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S&P 국가 신용등급에서 한국은 2016년 8월 이후 ‘AA’를 유지하고 있다. 20단계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연구소는 또 신용등급 하락으로 국가의 자금조달 비용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RCP 8.5 시나리오를 적용했을 때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각국이 매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국채 이자의 총액은 최소 1366억8000만 달러(약 154조6260억원)에서 최대 2050억2000만 달러(약231조9391억원)로 추산됐다. 한국의 경우엔 14억6000만~21억9000만 달러였다.
지난해 전 세계 중산층 인구가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개발도상국 가구의 약 3분의 2가 코로나19 여파로 수입이 준 결과로 보인다.
미국의 조사연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세계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수입이 10∼50달러 사이인 전 세계 중산층 인구는 2019년보다 9000만 명 준 것으로 추정됐다. 하루 수입이 50달러 이상인 상류층에서 이탈한 인구도 6200만 명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빈곤층 이하 인구는 1억5000만 명 이상 늘었다. 이 기관은 하루 수입이 2~10달러 사이인 빈곤층은 2100만 명, 2달러에도 못 미치는 극빈층은 1억3100만 명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봤다. 전 세계에서 1억5000만 명 이상이 빈곤층 이하로 추락한 셈이다.
세계은행도 지난 3월 15일 앞선 조사와 맥이 같은 결과를 냈다. 세계은행이 34개 개발도상국 4만7000가구를 설문 조사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응답 가구의 36%가 지난해 실직을 경험했고 약 3분의 2는 수입이 감소했다. 이런 실정은 개발도상국의 부족한 경기부양 능력 때문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신흥시장 국가는 국내총생산(GDP)의 3.8%, 저소득 국가들은 2.5%만 경기부양과 피해지원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GDP의 7.4%를 쏟아부은 선진국과 대조적이다.
세계은행은 결과 보고서에서 “전 세계 빈곤의 증가는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며 “(하루 수입 2달러 미만) 극빈층은 올해도 최대 1억6300만 명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