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여권 도입 본격화, 시스템 개발부터 시범 운영까지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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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9 10:49
백신여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도입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다. 세계 각국은 물론 민간 차원에서도 자체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백신여권을 개발·운영하며 포스트 코로나 대응에 나섰다. EU는 6월 중 ‘디지털 그린 패스’ 도입을 목표로 삼았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현재 17개 항공사와 ‘트래블 패스’ 시범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7일 디지털 그린 패스 도입 방안을 유럽의회에 제출했다. 백신 접종 증명서, 음성 증명서, 지난 180일 이내 완치 진단서 총 3가지로 운영한다는 게 골자다. 이는 앞서 지적됐던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여름 시즌 전 도입이 목표로 모든 회원국과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할 방침이다. 중국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3월 초 ‘국제여행건강증명’을 출시했고, 홍콩·마카오를 시작으로 세계 각국과 상호 인증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 방역당국은 “백신 여권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과학적 근거와 세계적 추세를 반영해 결정하겠다”며 줄곧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민간 차원에서는 IATA의 ‘트래블 패스’ 도입 움직임이 활발하다. 시작은 싱가포르항공이었다. 지난해 12월23일 자카르타·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노선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하며 첫 발을 뗐다. 이어 카타르항공, 에어뉴질랜드, 말레이시아항공, 타이항공 등 17개사가 IATA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시범 운영을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대한항공이 4월 중순 내부적으로 IATA의 ‘트래블 패스’ 시범 운영에 돌입한다. 세계경제포럼(WEF)과 스위스 비영리단체 커먼스프로젝트가 개발한 ‘커먼 패스(Common pass)’도 주목된다. 캐세이퍼시픽항공은 지난해 10월 홍콩과 싱가포르 노선에서 커먼 패스를 시범 운영했으며, 지난 15일 홍콩-로스앤젤레스 노선에서 추가 시범 운영을 실시했다. 항공산업이 인적 교류 재개의 주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모양새다.
백신여권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해외여행을 안전하게 재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목소리도 많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안정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데다 역차별 문제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향후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질서를 확립하고, 안전하게 여행을 재개할 수 있도록 관련 논의에 보다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