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가 설 곳이 없는 아세안⋯ 말레이시아, 처벌 강화 검토

성소수자가 설 곳이 없는 아세안⋯ 말레이시아, 처벌 강화 검토

chars 0 1,166 2021.01.27 10:11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서 성소수자(LGBT)들이 설 길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 전문매체 아세안포스트 등에 따르면 호주, 캐나다, 독일, 프랑스,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등 전 세계에서 최근 성소수자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아세안 성소수자들은 여전히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마다 상황은 다른데 베트남, 태국,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서는 동성애자의 성적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에서는 불법이며 싱가포르는 실제 처벌사례는 드물지만 동성애자의 성적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브루나이의 경우 이슬람 법 체계인 ‘샤리아’에 따라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3년의 징역형과 5000링깃에 달하는 벌금형 등에 처할 수 있는데 최근 들어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 종교부 차관이 법을 개정해 성소수자에 대한 처벌을 더 강화하자고 발언한 것이다.

이러한 발언이 나온 뒤 무하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가 아세안 디지털 장관회의에서 ‘헤이트 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는 발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고 제안하면서 시민단체들의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내부적으로는 성소수자에 대한 처벌을 더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면서 외부적으로는 특정 집단을 향한 혐오발언을 근절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림 립 엥 말레이시아 케퐁당 의원은 “무하딘 총리는 국제사회를 상대로 립서비스만 하는 대신 자신의 발언을 실천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변호사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성소수자들도 다른 시민들과 함께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처벌을 더 강화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없으며 오히려 서로 간 증오를 더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말레이시아 변호사협회 말레이시아 바의 살림 바쉬르 회장은 “처벌 강화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우리 변호사 협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민들이 고통 받는 상황에서 정부가 무엇을 우선순위로 잡아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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