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약달러 시대 개막일까

바이든 시대, 약달러 시대 개막일까

chars 0 1,192 2020.12.15 09:49
원화 가치가 2년6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위안화나 엔화 가치보다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기업들은 수출을 해도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한국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운 환리스크와 외환 당국의 대응을 점검한다.
달러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월가에선 이런 흐름이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글로벌 경제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경기불안기에 강세를 보이는 달러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부양책과 조 바이든 시대 재정부양책으로 달러 공급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를 내리찍는 배경이다.

달러값은 최근 2년 반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요 6개 글로벌 통화 대비 달러값을 산정하는 달러지수는 한국시간 14일 오후 2시 현재 전일비 0.18% 떨어진 90.764를 가리키고 있다. 2018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연초에 비해서는 5% 넘게 떨어졌고, 3월 고점에 비해서는 10% 넘게 미끄러졌다. 이렇게 빠르게 달러가 내린 건 2017년이 마지막이다.

전문가들의 가파른 달러 약세의 배경으로 △글로벌 경제회복 기대감 △연준의 수용적 통화정책 △바이든 시대 개막 등 크게 3가지를 꼽는다고 CNN비즈니스는 최근 분석했다.

안전자산인 달러는 세계 경제가 호조를 보일 때 하락하는 경향이 짙다.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경기회복이 머지않았다는 투자자들의 베팅으로 달러가 내리막을 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준이 미국의 확실한 경기회복을 확인할 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한 점도 달러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이는 경제회복 기대감을 부채질하고 투자자들로 하여금 보다 높은 금리를 찾아 미국 밖으로 눈을 돌리게 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시대 과감한 재정부양책 기대감 역시 달러 공급과 경기회복 전망를 키우면서 달러에 하방압력을 가한다. 더구나 '수퍼 비둘기'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이 바이든 정권 초대 재무장관으로 지명되면서 약달러 관측은 더 짙어졌다.

바이든 취임 후 글로벌 무역갈등이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 약세에 힘을 보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약달러를 강하게 옹호했지만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경기 불안감이 번지고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는 되레 강세를 띠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달러 약세 흐름이 반전되기 어렵다고 본다.

씨티그룹은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약달러 표시등이 전부 켜졌다면서 달러가 내년에 20%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과감한 전망을 내놓았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일 투자노트에서 "연준이 미국 경제가 뜨거워지는 것을 용인하면서 2021년까지 달러가 5~10%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조나스 골터먼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하락과 증시 상승의 상관관계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면서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선 바이든 정부 출범 후 미국 경제정책과 통화정책의 일관성과 안정성이 강화돼 강달러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1990년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오바마까지 강한 달러는 미국 경제의 힘을 반영한다며 줄곧 강달러 정책을 고수했었다.

오바마 정권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달 초 차기 재무장관을 향한 공개서한을 통해 "과거 강달러 정책으로 선회해야 한다"면서 "적극적으로 달러를 절하하거나 환율에 무관심한 접근법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도이체방크는 안정적인 금융시장을 위해 달러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옐런 차기 장관이 서머스의 권고를 대부분 따를 것으로 점쳤다.

마이크 돌란 칼럼니스트는 지난달 로이터 기고를 통해 옐런 의장이 연준을 이끌었던 4년 동안 무역가중치 달러지수가 15% 올랐다며, 달러가 급격히 떨어진다면 옐런 재무부가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Comments

  • 글이 없습니다.
반응형 구글광고 등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