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찾은 도시 농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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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5 10:05
싱가포르는 2020년 3월 식료품과 생필품 사재기 현상을 겪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인접국 말레이시아가 국경을 봉쇄하자 시민들의 불안 심리가 작용한 결과였다. 싱가포르는 2019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6만5000달러나 되는 부국(富國)이지만 한 가지 큰 약점이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식품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점이다. 채소 소비량의 13%, 생선 9%, 달걀 24%만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식재료 사재기가 일어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 아니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 기간에도 싱가포르의 수입 식품 가격이 급등했었고, 사재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싱가포르 정부는 국가의 식량 안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은 채 수입 채널만 다각화했다.
연이은 식량 부족 위기를 겪으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싱가포르 정부는 2019년 3월 자국 내 생산을 통한 식품 공급을 2030년 현재의 10%에서 30%까지 확대하겠다는 ‘30 by 30’ 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자국내 식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관련 연구개발에 1억4400만 싱가포르달러(약 1200억 원), 농업 회사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 도입 지원에 6300만 싱가포르달러(약 524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싱가포르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는 국토 면적이 서울시의 약 1.2배 크기이며 이 중 농업용 부지가 1%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런 식품 수급 불안정과 토지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전통적인 농업의 여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시 농장’이 주거 지역과 상업 지역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