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알고 있다, 너의 신용을 … 프로필·친구만 봐도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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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3 10:12
금융거래 기록이 없는 차주(신파일러)에 대한 대출 실행은 금융사의 고민거리였다. 주로 사회초년생 또는 장년층으로 구성된 이들은 현재는 거래 실적이 없더라도 잠재적으로 주요 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기관은 과거 이력을 바탕으로 신용·위험도를 산출하기에, 가능성만을 보고 무작정 대출을 내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세계 최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평가받는 아이러브스쿨 개발을 맡았던 고진석(사진) 텐스페이스 대표는 이러한 문제에 주목했다. 대형 금융기관에서 소홀히 하는 SNS 데이터 기반의 핀테크 솔루션 사업에 뛰어들어 대안신용평가 시스템 '아스터(ASTER)'를 개발했다. 신용평가에 그치지 않고 직접 대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파악된 정보를 바탕으로 금융기관 위험관리시스템도 출시했다.
딥 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SNS 데이터를 분석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상의 정보, 친구관계, 작성 메시지 등을 분석해 부정행위로 인한 신용도와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측정한다.
또 생활패턴과 활동기록을 바탕으로 금융기록이 없는 저신용자, 신파일러에 대해서도 신용 승인을 구체화하는 데도 적용한다.
텐스페이스는 아스터엔진(ASTER)이라는 SNS분석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금융기관과 개별차주에 동시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안신용평가 모듈인 아스터뱅크, 자금세탁방지평가 모듈 아스터RM(리스크관리), 여기서 파생된 금융 SI(시스템통합) 등은 B2B 대상 서비스다. SNS 정보 기반 비대면대출 AI론은 개별 대출신청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대안신용평가 모듈 아스터뱅크는 기존 신용평가에서 다루지 않은 SNS 정보를 반영해 새로운 평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획일적인 신용평가 방식으로 개인소액대출 주 이용자에 대한 솔루션이 부족해 금융소외계층이 양산된다는 문제의식에서였다. 대출 신청자의 SNS 데이터를 추출해 변숫값을 설정하고 일종의 자체 신용등급(아스터스코어)을 산출한다.
이는 SNS로 연결된 인간관계를 그룹화 하는 커뮤니케이션 스코어, 전화번호와 지역 등을 기반으로 하는 트러스트 스코어, 그리고 생산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운영 현황을 평가하는 매니지먼트 스코어로 나뉜다.
텐스페이스 측은 "부실률이 최소 5~10% 감소하고, 대출승인율도 10%가량 증가해 기존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고객들의 대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AI론(인공지능대출)은 기존의 신용등급을 반영하지 않고 SNS 정보만으로 자체적으로 대출을 실행한다. SNS 프로필 사진 등을 자체 개발한 모형으로 분석했다. 대출 한도를 최저 1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 대출 금리는 19% 수준이다. 3개월부터 최대 12개월까지 받을 수 있고, 21세부터 60세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핀테크 서비스 친밀도가 높으면서도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대출) 수요가 많은 동남아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는 현지 금융기관이 엄격한 대출 조건과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소액대출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소셜광고 등을 진행해 50만명의 회원을 유치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430만명의 잠재고객이 있다고 보고 무담보 신용대출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해외 기관들과도 손을 잡았다. 싱가포르 사모펀드인 템부스 파트너스의 대출 전문계열사 머니월드와 합작법인 '아스터월드'를 구축했다. 머니월드는 현지에서 20년 이상 대출 환전업무를 전문으로 한 기업이다. 아스터월드는 동남아 시장에서 인공지능(AI) 대안신용평가를 통한 대출 사업을 진행한다.
자금세탁방지모듈 아스터RM은 고객의 SNS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돈세탁 범죄 관련 여부 등을 분석하여 위험 등급을 산출하고 금융사에 알려준다. 기존 시스템이 과거 범죄데이터 만을 기반으로 했다면 아스터RM은 온라인에 산재된 데이터를 추가로 분석해 위험도를 예측하면서도 평가시간과 소요비용을 대폭 줄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개인정보, 게시글, 커뮤니케이션 활동 등이 주요 분석 대상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법무부, 미연방수사국(FBI) 등 29개 해외 기관의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각종 논문과 전문기관 조사보고서, 온라인 뉴스 등을 골고루 살핀다.
성장 잠재력도 풍부하다.
텐스페이스에 따르면 글로벌 자금세탁방지(AML) 솔루션 시장은 19.5%의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을 보인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억달러(1조6000억원)에서 2024년 36억달러(4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텐스페이스 관계자는 "자금세탁과 테러 자금 조달 활동이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은행·금융서비스·보험 부문에서 거액의 금전 손실 등으로 시장의 성장이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 금융당국은 관련법 자금세탁방지 위반과 불법거래 혐의 등으로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에 제재를 가했다. 2014년 BNP파리바 뉴욕지점에 89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했고, 2016년에는 대만 메가뱅크와 중국 농업은행에도 수억달러 벌금의 제재를 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