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만원 설 한우세트 완판...코로나에도 백화점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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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8 10:49
백화점업계가 코로나 3차 확산 속에서 사상 최대 규모 설 선물세트 매출을 기록했다. 설날에도 직계가족 간 5인 모임까지 막아놓은 초고강도 거리 두기에다, 이른바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완화가 복합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7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18일~이달 6일 기간 이 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출은 작년 설 선물세트 판매 기간 대비 46% 늘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설 선물세트 매출이 각각 48.3%, 51.3% 늘었다. 3사(社) 모두 창사 이래 설 시즌 최대 실적이다.
값비싼 고기·생선·과일이 매출 신장을 주도했다. 한우·굴비·사과·배 매출이 3사 모두에서 50% 안팎 늘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판매액 상위 1~10위를 모두 한우 세트가 차지했다. 10개 중 20만원 아래는 단 하나도 없었고, 2위 세트는 100만원짜리였다. 롯데백화점에서도 100세트 준비해놨던 170만원짜리 한우 세트가 모두 팔려나갔고, 95만원짜리는 80세트, 73만원짜리도 250세트 팔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법인'보다 ‘개인'이 많이 이용하는 사전 예약, 온라인 예약 등 실적이 더 높은 점으로 미뤄, 사회적 거리 두기로 귀향하지 못하는 마음을 고가 선물로 대신하려는 심리가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완화 영향도 받았다. 정부는 작년 추석을 앞두고 코로나 사태 속 농축수산업계를 돕는다며 농축수산 선물 상한액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렸고, 이번 설에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그러자 해당 수혜 가격대 상품의 판매가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13만원짜리 한우와 14만원짜리 사과·배 세트, 15만원짜리 굴비세트 매출이 모두 100% 안팎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