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카야트 항투아

히카야트 항투아

chars 0 1,199 2021.03.11 12:56
히카야트 항투아(Hikayat Hang Tuah)」는 말레이시아 문학의 고전으로 간주되는 전통적인 영웅 서사시이다. 이 대중적인 이야기는 말레이시아인 전 세대에 걸쳐 자랑스럽게 전승되어 왔다. 이 서사시는 비단 말레이시아 사람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군도에 사는 섬 주민들에게도 민족문학의 한 고전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지금까지 이 이야기의 필사본들에 관한 수많은 연구가 이 지역 및 외국의 학자들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 서사시에서 항투아(Hang Tuah)는 믈라카 왕국(Sultanate of Malacca, 1402~1511년 믈라카를 중심으로 번영한 왕국) 출신의 매우 뛰어난 말레이시아 영웅으로 묘사되고 있다. 충성심과 기사도 정신, 그리고 전통에 대한 순종을 궁극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으로서, 그는 통치자에 대한 절대적 충성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히카야트 항투아」는 용맹한 말레이시아인들이 특별하게 드러났던 믈라카 왕국 시대의 위용을 상징한다.

말레이시아 국립도서관은 「히카야트 항투아」 의 필사본 2개를 소장하고 있다. 이 필사본들은 각각 등록기호 ‘MSS 1658’과 ‘MSS 1713’으로 지정·보존되고 있다. 이 필사본들은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 옛날의 유럽산 종이에 쓰인 것이다. 이 필사본들에는 저자나 출판연도를 알리는 간기(刊記)가 아예 없는데, 이는 말레이시아에서 전통적으로 필사본에 간기를 쓰지 않았던 관례에 따른 것이다. 오늘날까지도 히카야트의 저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필사본들은 산화 방지 상자에 넣어 보존되어 있고, 보존 규범에 맞춰 지은 견고한 보관실 안에서 보관하고 있다.

세계적 중요성·고유성·대체 불가능성
「히카야트 항투아」는 말레이시아에서의 이상적 신민(臣民)의 삶을 연상하게 하는 이야기가 담긴 필사본이다. 여기서 이상적인 주체로서 표현된 항투아는 전제군주인 통치자에게 자기의 모든 것을 바치는 인물로 등장한다. 술탄과 항투아 사이의 관계는 곧 말레이시아에서 통치자와 그 신민 사이에 있어야 할 바람직한 관계의 본보기를 묘사한 것이다.

텍스트가 묘사하고 있는 역사적 시대는 믈라카에 술탄 체제가 성립된 시기(15세기 초)부터 1641년 네덜란드인들의 침략이 진행된 시기까지로, 이 기간은 사실 한 사람의 생애 기간이라고 보기에는 무척 긴 기간이다. 따라서 등장인물들은 우화적 인물들이다. 술탄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데 목적을 둔 항투아의 수많은 활약은 비록 그것이 사람들에게 신빙성 있고 매력적으로 보이기에 충분할 정도로 현실성 있게 묘사되어 있음에도, 여전히 상징적인 것이다.

항투아는 재구성된 인물이다. 또한 「히카야트 항투아」 속에는 대중적인 요소들과 전설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문학적 장식일 뿐 아니라 히카야트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항투아의 초인적인 생애 기간은 수많은 여행을 거치는 동안 그가 이동해 온 공간적인 거리를 재현하는 것이다. 믈라카의 술탄이 항투아에게 임무를 맡겨 보내는 곳은 미지의 세계인 중국·수마트라·자바·태국·인도·중동·콘스탄티노플 등이다. 항투아는 그런 세계들을 무대로 공훈을 세운다. 외국에서 그가 수행할 임무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주요한 임무는 믈라카와 그 술탄 체제의 영향력을 타국에서 인정받는 것이 있으며, 또 믈라카 왕국과 타국들과의 교역관계 및 정치적 동맹의 확대도 그의 주요한 임무이다.

항투아는 중국과 믈라카의 지속적인 친교 관계를 형성하라는 술탄의 교시를 받아 중국의 공주를 만나고, 술탄을 향한 항투아의 충성심에 탄복한 중국의 공주는 결국 술탄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터키에서의 임무는 터키로부터 군대와 무기를 사들이는 것인데, 이는 포르투갈에게 받고 있는 잠재적인 공격에 맞서 믈라카를 군사적으로 더욱 강력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항투아는 여러 명의 종교적 인물들과도 관계를 맺는데, 이들로부터 영적인 지혜를 얻으면서 시간을 초월하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

히카야트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왈리 알라(wali Allah)’, 즉 ‘성자’라는 용어가 항투아를 지칭하는 데 사용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말레이시아인들은 항투아에게 수호자이자 해방자로서의 권능을 부여했다. 말레이시아인들의 마음속에서 항투아라는 인물이 표상하는 것은 다름 아닌 말레이시아인 자신들이 불멸의 인민으로서 누리게 될 번영을 의미했다.

이 서사시에 따르면, 항투아는 1641년까지도 죽지 않고 살아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 세상을 떠나 바티크(batiq)인들이 살고 있을 말레이시아 반도의 깊은 내륙 지역으로 들어가서 칩거하고 있으며, 세상이 그를 또다시 필요로 한다면 언제라도 나라를 돕기 위해 돌아올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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