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렝가누의 바투 베수랏(트렝가누의 돌에 새긴 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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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1 10:47
바투 베수랏(Batu Bersurat)’는 ‘트렝가누(Terengganu, 말레이 반도의 동쪽 해안에 있는 주)의 돌에 새긴 비문(Inscribed Stone of Terengganu)’을 뜻한다. ‘바투 베수랏’은 동남아시아 말레이 반도에 이슬람교의 자위(Jawi) 문자가 유입된 최초의 증거이다. 10세기~11세기에 이슬람이 이 지역으로 유입되면서 코란(Al-Quran)과 하디스(Hadith, 무함마드의 언행록)의 가르침에 따른 생활이 동남아시아에 널리 퍼지게 되었고, 이와 함께 자위 문자도 널리 사용되었다. 이는 새로운 문자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것으로, 새로운 신앙이 받아들여지면서 이전의 힌두 문자에서 파생된 문자는 점차 자위 문자로 대체되게 되어 그들의 새로운 믿음을 표현하게 되었다.
이슬람 문화가 중동으로부터 이곳까지 확산된 증거인 ‘바투 베수랏’은 단지 당시 사람들의 생활 일면만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 역사적인 유물은 이슬람 율법의 아래에서 발전하고 있는 이슬람 문화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움직임에 따른 또 다른 특징은 ‘바투 베수랏’이 발견된 곳인 쿠알라 베랑(Kuala Berang)을 중심으로 한 해상무역의 발달이다. 이 비문은 이슬람화 과정에서 번창한 이 지역의 무역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이는 당시 교역의 형태와 사람들의 이동에 대해 설명해준다.
트렝가누의 이슬람화는 전통적 생활방식을 단절시키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이루어졌다. ‘바투 베수랏’은 새로운 사고방식이 이전의 생활방식을 필요 이상으로 위협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거하고 있다. 이 비문에는 동남아시아의 과거 힌두 문화의 유산인 산스크리트 어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세계적 중요성·고유성·대체 불가능성
고유성과 대체불가능성을 지닌 트렝가누의 ‘바투 베수랏’은 동남아시아의 정치 및 사회역사와 함께 당시 사람들의 종교생활과 경제생활의 변천을 이해하는 맥락에서 중요하다. 또한 사람들의 이동 경로를 알 수 있게 해주고, 당시 상업과 무역에 관련된 세력의 형태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역사적 지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