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여권 도입 앞둔 EU·中…WHO "아직 시기상조"

백신 여권 도입 앞둔 EU·中…WHO "아직 시기상조"

chars 0 1,160 2021.03.10 18:29
유럽연합(EU)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자국민들이 외국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백신 여권' 제도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외 유입이 늘어나면 새로운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10일 중국 언론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8일 중국판 백신 여권인 '국제여행 건강증명서'를 출시했다. 이 백신 여권은 중국 메신저인 '위챗'의 미니앱으로 만들어졌다.

 

이 백신 여권은 보유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력과 핵산검사, 혈청 항체검사 결과 등이 기록됐다. 또한 백신 접종 정보에는 제조업체와 종류, 접종일 등의 구체적인 데이터가 포함됐다. 중국 외교부는 백신 여권을 통해 자국민들에게 비자와 해외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권 사용이 가능하도록 다른 나라와 의견을 조율중인 상황이다.

 

백신 여권 도입은 중국뿐만 아니라 EU에서도 거론되고 있다. EU집행위원회는 이달 중 EU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 여권을 발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U는 27개 회원국은 최근 정상회의에서 백신 접종 증명서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술적 작업을 진행에 합의했다. 우르줄라 폰데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회원국에 서한을 보내 백신 여권 시스템을 제때 마련할 수 있도록 즉시 작업할 것을 당부했다.

 

아이슬란드, 그리스 등 관광업 비중이 높은 나라는 이미 백신 여권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리스는 5월 중순부터 항체를 보유했다는 증명서나 백신 여권이 있으면 입국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동남아지역도 마찬가지다. 베트남과 태국은 백신을 접종한 사람에게 입국을 허용하거나 격리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제도를 검토 중이다. 싱가포르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일부 항공편에 한해 백신 여권을 시범 운영 중이다.

 

미국도 백신 여권을 검토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여권 도입은 타당하다"며 도입을 검토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백신 여권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백신 여권 도입에 대해 윤리적·실용적 이해 차원에서 국제 여행에 사용돼서는 안 된다"며 "현재 허가된 백신의 접종 면역력이 얼마나 오래가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수집되는 중"이라며 반대했다. 백신을 맞았다고 해외여행을 다니기에는 아직 안전하지 않다는 것.

 

국내 의료업계에서도 해외를 오갈 수 있는 백신 여권 도입은 이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의료업계 관계자는 "백신으로 면역이 생길 수 있지만 무한정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백신 맞아서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며 "면역이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를 접하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다른 의료업계 관계자는 "효과가 비슷한 백신을 맞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 있다"며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감염되면 새로운 코로나 대유행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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