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다국적 투어 존망 위기

코로나19에 다국적 투어 존망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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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러피언투어와 아시안투어처럼 다국적으로 조직되고 운영되는 투어가 생존 위기에 처했다.

유러피언투어는 다음달 29일부터 나흘간 포르투갈 빌라무라의 돔페드로빅토리아골프코스에서 열리 예정인 프로투갈마스터스가 연기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4월 14일부터 스페인 테레니페에서 예정됐던 테레니페오픈이 2주 뒤인 이 주로 옮겨졌다. 갑자기 대회가 빠진 15일부터는 오스트리안오픈이 급작스럽게 추가됐다.

이 같은 돌연스러운 사단은 코로나19로 포르투갈에서 입국자의 자가 격리 등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키스 펠리 투어CEO는 “포르투갈 마스터스를 열기 힘들 정도로 국가간 여행 상황이 어려운 점에 실망했다”면서 “2007년 이 대회가 시작됐을 때부터 투어의 중요한 일부였던 만큼 올해 하반기에 다시 열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으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유럽의 한편에서는 백신 보급이 진행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유럽에서 다시 새롭게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따라 나라별로 국경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제한하고 국가 간 이동이나 여행 단속을 강화하는 추세다.

2주전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에서 치러진 제2회 매지컬케냐오픈도 중계방송을 하루 반나절 못하면서 파행을 겪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방송 장비 등 물류가 제대로 시간에 맞춰 이송되지 못한 때문이다. 지난주에는 화요일인 23일부터 똑같은 케냐 카렌 골프장에서 케냐사바나클래식을 더블헤더로 마쳤다. 아프리카까지 오는 선수들이 적어서 월요일 하루를 쉬고 2개 대회를 연달아 치르도록 배려했지만 세계 골프랭킹 100위 이내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호주, 사이프러스의 골프 대회가 취소되고 난 뒤에 43개의 대회를 발표했던 유러피언투어는 지난 3월초 예정된 오만오픈에 이어 두 번째 대회 연기에 당혹스러워 한다. 1972년 창설되어 유럽에서 중동, 아시아, 오스트랄리아까지 새로운 개최지를 넓히면서 50번째 시즌을 맞았지만 정작 올해는 세계화가 덫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안투어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3월초의 말레이시아오픈을 마친 이래로 연말까지 대회가 중단되면서 고작 4개 대회만 열렸다. 올해까지 2년을 한 시즌으로 묶어 놓았지만 언제 첫 번째 대회가 열릴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이런 상황이면 투어 자체의 존망이 위태롭다.

한국에서는 신한동해오픈을 비롯해, 매경오픈, 한국오픈 등 인터내셔널 포맷으로 치르던 대회의 개최 여부가 안갯속이다. 일본에서도 다이아몬드컵, 대만에서는 타이완마스터스 등이 코생션 대회였으나 외국 선수의 입국과 대회 출전 및 격리 예외에 등에 여러 문제가 얽혀 있다.

매년 아시안투어와 공동 주관을 하던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나 일본남자프로(JGTO)투어 등이 자국에서만 대회를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 나라별로 방역 당국이 설정한 비자, 자택 격리 등의 조건이 다르고 규정이 엄격하다. 공동 개최대회들이 자국으로 선회하자 예년부터 아시안투어로만 열리던 대회까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아시안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치르지 못한 것은 물론 싱가포르오픈, 홍콩오픈, 인도네시안마스터스, 말레이시아오픈 등 예년에 3월에 치러졌을 대회들도 잠잠하다. 지난해는 간신히 9개 대회를 치렀으나 올해는 아직 시즌 스케줄 발표도 없고 홈페이지마저 지난해 내용 그대로다.

개별 국가에서의 투어는 예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추세지만 국경을 오가는 다국적 투어로서는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나마 한국, 일본 등 자국투어를 가진 선수들은 낫지만 그마저 없는 아시아 선수들은 기량 유지는커녕 생계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바로 아시안투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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