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기업 우버, 다시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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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1 11:01
지난 4월 8일(현지시각) 미국 차량공유기업 우버의 주가는 전날보다 6.09% 오른 57.83달러에 장을 마쳤다. 우버의 주가는 그동안 다시 하락해 현재 주가는 55.48달러(20일 종가)다.
4월 8일 우버의 주가가 급등한 원인 중 하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오는 6월 15일 모든 경제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내 차량 공유 기업의 최대 매출 지역(약 20%)이다. 캘리포니아주가 팬데믹으로 재택근무 등 비상 상황에 돌입하면서 우버와 같은 차량공유업체의 이익은 많이 감소했는데 6월부터 모든 경제활동이 다시 시작돼 직원들이 사무실로 출근하면 우버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주지사 개빈 뉴섬(Gavin Newsom)은 이날 "6월 15일부터 모든 (외부)활동은 허용되고, 전염 위험을 줄이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모든 사업장은 열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제 페이지를 넘길 시간(time to turn the page)"이라고 했다.
이미 우버는 지난 12일(현지시각) 3월 월간 차량 호출 기록을 발표하면서 "2009년 회사 설립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하는 월간 호출 기록을 세웠다"고 밝히며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고 있는 모습을 과시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계속 적자를 내는 우버가 올해 안에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우버는 지난해 연간 순손실 규모가 67억6000만달러(약 7조4800억원)로 집계된 적자 회사다. 2019년 순손실(85억달러·약 9조4000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엄청난 규모의 적자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3억6000만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우버는 2021년 연내, 우버의 경쟁사인 리프트는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이전 기업이익(EBITDA)이 흑자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BITDA는 세금과 이자, 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의 순이익으로 기업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과는 다르지만 기업이 돈을 얼마나 잘 벌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버가 적어도 EBITDA를 기준으로는 빠르면 올해 안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는 것이다.
우버의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캘리포니아주의 경제 재개뿐이 아니다. 우버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디디추싱과 그랩의 상장도 우버 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디디추싱은 중국의 차량공유서비스 기업으로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데 우버가 지분 16%(지분가치 57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디디추싱은 빠르면 2분기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다.
그랩은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설립된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이다. 이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8개국 200여개 도시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를 비롯해 금융, 결제, 쇼핑 등을 아우르는 종합 경제 플랫폼이 됐다. 우버가 동남아 지역 사업부문을 그랩에게 매각하면서 그랩의 지분을 일부 받았다. 그랩은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사인 알티미터캐피털이 보유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중 한 곳과 합병해 뉴욕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데 합병 후에 우버가 보유할 그랩의 지분율은 14.3%다. 그랩과 디디추싱이 상장으로 주가가 오르면 우버의 보유지분 가치도 함께 늘어나 우버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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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차량공유기업 우버는 수년간 적자가 지속했고 운전사들을 구조조정하는 등 온갖 이슈의 중심에 섰던 기업이다. 또 SK텔레콤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 등 국내 기업에도 투자하며 한국 모빌리티 산업으로도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우버의 회생이 정말 멀지 않았을까. 우버가 흑자 전환으로 페이지를 넘길 수 있을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