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사람 전파 매년 40만 건 이상 발생…다음' 신종 코로나' 발생 지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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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7 21:2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종식돼도 또 다른 박쥐 유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으며, 발생지는 중국 남부와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가 유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미 이전에도 사람에게 전파된 박쥐 코로나바이러스가 매년 40만 건 이상 있었지만 2003년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현재 유행 중인 코로나19처럼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발전한 것은 극히 일부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바이러스 학자인 피터 다작 미국 비영리연구단체 에코헬스얼라이언스 회장팀과 듀크-싱가포르대 의대 린파왕 신종감염병프로그램 교수 연구팀은 공동으로 사스, 코로나19와 유전적으로 비슷한 바이러스를 가진 박쥐 23종의 서식지에 대한 상세한 지도를 만들었다. 대부분 인도 북부, 네팔,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지역이었고, 이 지역에는 약 4억7800만 명이 살고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가 특정 실험실에서 유출된 것이 아니고 자연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그 다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출현할 것인지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 대상인 박쥐 23종이 많이 사는 지역 중에서 인구 수가 많고, 사람과 박쥐간 접촉 빈도가 높은 곳을 찾은 것이다. 그 결과 박쥐-사람 간 바이러스 전파가 자주 일어나고 그만큼 치명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할 위험이 큰 곳은 중국 남서부 일부와 미얀마 북동부, 태국, 라오스, 베트남 북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였다.
다작 회장은 "코로나19 유행이 끝나더라도 이 지역에서 사스 또는 코로나19와 비슷한 치명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며 "이 지역에서 박쥐와 접촉을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위협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도록 감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미 이 지역에서는 박쥐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되는 일이 일상적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지역 사람들의 혈액에서 사스 유사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지역에 사는 인구와 박쥐 종에 따른 개체군, 사람이 박쥐와 접족하는 빈도, 혈액에서 항체가 머무는 기간 등 데이터를 결합해 이 지역에서 사람이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일은 매년 평균 40만7422건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는 대개 사람의 몸속에서는 잘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증식을 잘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람간 전염이 일어나더라도 기침이나 재채기처럼 가벼운 증상으로 지나갔을 것으로 설명했다. 사스나 코로나19처럼 대유행으로 번질 만한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뜻이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논문 사전공개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14일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