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의 의도치 않은 연합작전 '코인 비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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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30 12:19
중국의 암호화폐(가상자산) 규제가 미국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지난 4월18일 보아오포럼에서 리보 중국인민은행 부총재가 비트코인은 암호'자산'이며 투자대상이지만, '화폐'는 아니라고 강조한 게 시발점이다. 리 부총재는 암호자산으로 인한 금융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월 들어 중국에서는 암호화폐, 특히 채굴업체에 대한 규제가 쏟아져 나왔다. 지난 17일 네이멍구 자치구 발전개혁위원회는 '암호화폐 채굴업체 제보 플랫폼 설립에 관한 공고'를 발표하며 암호화폐 채굴과 관련된 모든 업체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18일에는 중국 인터넷금융협회, 중국 은행업협회, 중국 지불청산협회가 공동으로 '암호화폐 거래 및 투기 리스크 방지에 관한 공고'를 발표하면서 암호화폐는 화폐 기능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며칠 뒤인 21일에는 류허(劉鶴) 부총리가 주재한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에서 비트코인 채굴 및 거래 행위를 금지한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 규제정책에 쐐기를 박았다.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중국 금융감독시스템의 최상위 회의체다.
중국 비트코인 채굴현장 /사진=중국 인터넷
중국 비트코인 채굴현장 /사진=중국 인터넷
곧이어 채굴업체 규제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네이멍구 자치구 정부가 25일 '암호화폐 채굴행위 규제에 관한 8개 조항(입법예고안)'을 발표했다. 2월말부터 채굴업체를 정리하겠다고 밝혀 온 네이멍구의 채굴업체 규제 완결판이다.
이처럼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국무원에서 규제 방침을 결정하고 이어 지방정부가 구체적인 규제책을 내놓은 방식으로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조치는 이제 시작 단계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는 향후 1만달러 이상 암호화폐 거래시 국세청(IRS) 신고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